음악사

서양음악사- 중세(9) 프랑스 아르스 노바

돌체밀 2024. 2. 27.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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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드 비트리와 아르스 노바

14세기 초, 음악이론가들은 13세기 음악을 '아르스 안티쿠아'(Ars Antiqua)라 불렀는데, 이는 옛 기법 또는 구 예술을 의미하였다. 14세기에 시작한 새로운 양식은 '아르스 노바'(Ars Nova)라 불렀으며, 이는 새로운 예술 또는 새로운 기술 이라는 의미였다. 원래 아르스 노바란 14세기 초 프랑스 음악에 나타난 새로운 작곡기법을 이르는 말이었는데, 필립 드 비트리와 요한네스 데 무리스 등과 같은 1320년경의 음악이론가들이 13세기 말의 음악과 당시의 음악을 구분하기 위해 사용하기 시작한 용어이다. 필립 드 비트리의 음악이론서 <아르스 노바>(Ars nova)는 1322년경에 쓰여져 14세기 초 프랑스 음악에 나타난 새로운 리듬체계와 기보법 등 다양한 새로운 특성들을 자세히 묘사하고 있다. 14세기에 새롭게 나타난 양식들의 변화는 매우 혁신적이었으며 당시 모든 음악가들이 이러한 새로운 예술 정신을 환영하지는 않았다. 일부 보수적인 음악가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변화에 대해 격렬한 논쟁을 하기도 하였고 아르스 노바에 대항하여 일부 전통주의자들은 아르스 안티쿠아 음악을 지지하는 이론서를 내기도 하였다. 필립 드 비트리는 아르스 노바의 기수였던 프랑스의 시인이자 작곡가, 그리고 음악이론가였다. 그는 프랑스 왕들의 자문관, 비서관으로 근무하기도 했고 외교 사절로서 아비뇽 교황청에 파견되기도 하였다. 필립 드 비트리는 생전에 음악가로서 큰 명성을 누렸지만, 그러한 명성과는 대조적으로 현재까지 존재하는 음악은 13개 정도의 모테트에 국한되어 있다. 또한 비트리의 생애 후반 30년에 속하는 음악은 거의 남아 있는 것이 없다.

 

아르스 노바 기보법

아르스 노바 음악에서 의미하는 새로움을 나타내는 가장 큰 것은 새로운 리듬체계의 도입과 기보체계의 창안이었다. 프랑코 기보법에서 나타나는 기본 음표는 두플렉스 롱가, 롱가, 브레비스, 세미브레비스까지 였으나 필립 드 비트리는 세미브레비스보다 더 짧은 시가를 나타내는 미니마(minima)를 리듬의 새로운 기본 요소로 채택하여 리듬을 더욱 다양하게 기보할 수 있게 하였다. 13세기 말까지의 음악들은 대부분 3분박으로 되어 있었지만 14세기에 이르러 3분박과 2분박을 동등하게 허용하였다. 원래 3박자에서 '3'은 숫자의 상징적 의미에 따라서 완전한 박자라고 믿었으며 2박자는 불완전한 박자로 생각하였다. 그러나 필립 드 비트리에 의하면 3박자와 2박자는 우열을 나타내는 의미는 없다고 하였으며 완전과 불완전을 나타내는것이 아니라고 주장하였다. 따라서 이 시기부터는 롱가부터 미니마까지 모든 음가에서 2분법과 3분법을 동등한 것으로 인정하면서 더욱 다양한 박자 기보체계가 만들어졌다. 아르스 노바 기보법에서는 박자 기호의 창안으로 더욱 혁신을 보여준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던 박자 기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템푸스와 프롤라치오의 결합을 나타내는 4가지 방식이었다. 원 모양은 완전 템푸스, 반원은 불완전 템푸스를 뜻하였다. 대 프롤라치오는 3개의 점이 있는 것을 의미하고 소 프롤라치오는 2개의 점을 의미한다. 이후 대 프롤라치오는 1개의 점, 소 프롤라치오는 점이 없이 표시되었다. 템푸스와 프롤라치오가 혼합된 2분할과 3분할은 박자 기호 4가지로 표시하게 되었다.

 

포벨의 이야기

<포벨의 이야기>는 아르스 노바의 혁신을 말해주는 가장 중요한 음악 모음집이다. 이 음악 모음집은 14세기 프랑스 필사본 중 가장 최초로 음악을 포함하고 있는 삽화가 곁들여져 있는 프랑스 풍자극이다. 이는 교황이나 국왕, 귀족, 성직자 등의 실제 인물들을 수탉, 여우, 사자와 같은 동물에 비유하며 사회의 악덕을 풍자하고 있다. 포벨은 주인공으로, 보기 싫은 황갈색이나 같은 색의 동물을 의미하지만 또 다른 숨은 의미들을 갖고 있다. Fau+vel은 숨겨진 허위 또는 위선과 같은 의미이며 Fauvel의 여섯 글자는 각자 여섯 가지의 악덕을 상징한다. 이 풍자극이 완성된 이후에 삽입된 169곡의 음악은 대체로 라틴어 가사를 가지고 있다. 풍자극 자체는 프랑스어로 되어있는 것과 반대된다. 또한 여기에 나타난 음악들은 12세기 말부터 14세기 초까지의 다양한 양식과 장르의 음악으로 나타난다. 단성성가, 시퀀스, 콘둑투스, 레이, 롱도 등 많은 단성 세속노래가 포함되며 모테트도 수록되어 있다. 여기에 수록된 모테트들은 클라우줄라 타입의 초기 모테트뿐만 아니라 프랑코식, 페트루스식, 14세기 초의 아이소리듬 모테트까지 모테트의 여러 발전 단계를 모두 나타낸다. 그 중 5개의 모테트는 필립 드 비트리의 모테트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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