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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사

서양음악사- 르네상스(6) 조스캥의 세속노래와 다른 음악가들

by 돌체밀 2024. 3.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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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스캥의 세속노래

대부분의 조스캥의 세속노래는 샹송이다. 조스캥의 샹송들은 칸틸레나 양식으로 쓰이기보다는 모든 성부가 함께 노래하고 모방 기법이 나타나는 다성 양식이 주로 남아있으며 카논도 빈번하게 사용되었다. 특히 4성부 곡들에서는 2개의 성부씩 짝을 이루며 대화하듯 모방하는 방법이 자주 등장한다. 가사의 경우 유절 형식과 통절 형식이 모두 사용되었고, 콘트라팍툼이라 불리는 가사만 바꾼 형태도 있었으며, <귀뚜라미>등의 프로톨라도 몇 곡 작곡되었다. '귀뚜라미'는 조스캥이 밀라노의 추기경이던 아스카니오 스포르차 궁정에서 같은 시기에 봉직했던 가수 카를로 그릴로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귀뚜라미를 묘사하고 있으며 이러한 재미있는 프로톨라는 주로 호모리듬적으로 구성되어 있고 근음 배치의 3화음으로 작곡되었다. 이 곡에서도 조스캥만의 훌륭한 가사 처리를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그는 가사를 오래 끌며 노래할 수 있고"(chi tiene longo verso)라는 가사에서는 단어 'verso'(가사)에 매우 긴 음을 배치하는 식으로 가사를 표현하기도 하였다.

 

조스캥 시대의 다른 음악가들

조스캥과 동시대에 활동한 음악가들 중에는 조스캥만큼이나 뛰어난 작곡가들이 많았다. 특히 오브레히트와 아그리콜라, 콩페르는 부르고뉴 악파와 플랑드르 악파의 음악적 전통을 직접적으로 계승한 작곡가들이었으며, 이작과 라뤼, 무통은 조스캥의 음악양식과 가까웠으며 16세기의 새로운 음향을 예견하는 작품들을 작곡하였다. 이 중 특히 조스캥에 비견될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작곡가들은 오브레히트와 이작이 있다.

 

야콥 오브레히트

오브레히트는그가 젊었던 시절부터 작곡가로서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았다. 팅토리스의 음악이론서에서 오브레히트는 조스캥뿐만 아니라 던스터플, 두파이, 오케겜과 함께 뛰어난 작곡가로 언급되었다. 오브레히트는 다른 작곡가들이 주로 궁정과 관련된 화려한 활동을 한 데 반해 현재의 벨기에 지역에 해당하는 베르헌 옵 조옴, 안트워프, 브뤼헤, 이탈리아의 페라라 등지에서 비교적 평범한 교회 음악가로 활동하였다. 오브레히트의 작품으로 알려진 것으로는 28개의 미사곡, 21곡의 모테트, 네덜란드어와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가사를 사용한 세속노래 26곡과 기악곡 등이 있으며, 오브레히트의 대표적인 음악 양식은 교회음악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오브레히트가 활동하던 당시는 여전히 선법을 사용하던 시대였으나 오브레히트가 작곡한 다성 선율들은 화성적인 음향을 나타낸다. 특히 5도에서 1도 화음으로 진행하는 마지막 종지가 특징적이다. 또한 오브레히트도 다른 작곡가들과 같이 모방 기법을 사용하긴 했으나 곡 전체에 사용하지는 않았다.

 

하인리히 이작

이작은 플랑드르 지역에서 태어난 작곡가로, 인스부르크 궁정, 신성 로마 제국의 황제 막시밀리안 1세의 빈 궁정, 피렌체의 로렌초 데 메디치 궁정에서 일하였다. 이작은 플랑드르 악파의 음악적 양식을 독일어권 지역에 최초로 전파한 중요한 작곡가였고, 당대에 유행하던 각 나라의 중요한 음악적 양식들을 모두 섭렵한 국제적인 작곡가로서도 많은 작품을 남겼다. 이작은 콘스탄츠 대성당으로부터 작곡을 위촉받아 만든 <콘스탄츠 성가집> 3권, 연작 미사곡 36곡, 크레도 13곡, 모테트 50곡 이상, 35곡 가량의 샹송과 네덜란드어 노래, 테노르 리트 등 다양한 작품을 작곡하였다. 이작의 곡 중 가장 잘 알려진 곡으로는 독일어 가사로 만들어진 리트 <인스부르크여, 나는 너를 떠나야 하네>이다. 이 곡에서 나타나는 주선율은 이작이 작곡한 선율인지 차용한 선율인지 아직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후 <오 세상이여, 나는 너를 떠나야 하네>라는 루터교 코랄로 만들어졌고, 바흐의 코랄, 브람스의 오르간을 위한 코랄 전주곡의 기초가 되기도 하였다. 이작 또한 같은 선율에 기초하여 2곡을 작곡하였다. 하나는 테노르가 먼저 시작하여 알투스가 뒤이어 나오는 카논 형태로 작곡되었고 또 다른 하나는 주선율은 최상성부에 있고 나머지는 화성적 역할을 하는 호모포니 양식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두 곡은 플랑드르의 음악적 양식에서 이탈리아풍의 호모포니 양식으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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