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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사

서양음악의 시작- 고대 그리스

by 돌체밀 2024. 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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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시작이 정확히 언제라고 말 할 순 없겠으나,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의 기록이나 소수의 단편들을 통해 그 기원을 추측해 볼 수 있다. 고대 그리스의 음악관은 일상생활에서 음악의 위치 또는 사회/교육적 측면에서 그의 역할, 다른 예술 또는 과학과의 관련성 등 다양한 측면에서 나타나고 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음악이 단순한 소리 예술뿐만 아니라 이론적인 측면으로 접근하여 수학과 천문학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간주했다. 또한 음악의 목적을 윤리적/교육적인 것에 종속되는 것으로 보았다. 고대 그리스인들의 음악적 사고는 이후 중세시대의 음악관에 반영이 되었고, 이는 지금 현재까지도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음악을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는것, 예컨대 수리적 측면, 윤리적 가치, 음악의 개념, 문자 기보법, 협화음 이론과 음계 이론 등 일반적인 중세의 음악이론과 음악관이 모두 고대 그리스로부터 이어받은 것이라 볼 수 있다. 또한 중세 이후 르네상스와 고전시대, 정률음악, 오페라, 음악극 또한 그리스에서 추구했던 예술적 이상을 재현해보려 하는 노력에서 탄생하였다.

 

피타고라스

피타고라스, 그 이후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아리스토크세누스, 유클리드를 거치면서 음악을 과학적, 철학적으로 바라보는 음악학적 사고가 발전되었다. 이 중 기원전 6세기경 철학자이자 수학자인 피타고라스는 음악에서 과학적인 기초를 세운 최초의 인물로서 음악학의 시조라 일컬어지고 있다.

피타고라스는 수를 만물의 근원으로 보았고 정수론, 기하학, 천문학, 음악의 4학을 근본적으로 동일한 것으로 간주하였고 음악을 수학의 한 부류로 생각하였다. 또한 음계론을 정립하여 자연수 1,2,3,4로 형성되는 비율의 현 길이에 의해 산출되는 음정을 협화음으로 규정하며 협화음의 등급은 수적 비례의 단순성에 따라 매겨졌다. 따라서 2:1의 현 비율을 가지는 옥타브가 첫 번째이자 갖아 완전한 협화음이고, 3:2의 비율을 가지는 완전 5도는 두 번째 협화음, 4:3 비율의 완전 4도는 세 번째 협화음으로 정립하였다. 이 외 수적 비례가 복잡하게 산출되는 음정은 모두 불협화음으로 분류하였다.

 

음악 분류법

피타고라스는 행성들이 천체를 구성하고 움직이면서 거대한 하모니를 만들어낸다고 믿었다. 이러한 하모니는 조화롭게 구성된 수적 비율에 근거하고 있으며 인간이 만들어내는 것보다 더욱 완전한 하모니라고 생각했다. 하모니는 자연의 원리이며 음악은 우주 또는 자연의 모방 형태로서 수적 관계에 기초를 둔 하모니를 반영하고 있다. 이에 피타고라스는 음악을 3개로 구별하였는데, '천체의 음악', '인간의 음악', '악기의 음악'이 바로 그 것이다. 이러한 음악 분류법은 중세의 음악관에도 계속해서 영향을 주었다.

 

에토스론

고대 그리스인들은 음악이 인간의 성격과 행동에 직접적이면서 깊은 영향을 주는 힘을 갖고 있다고 믿었다. 따라서 음악이 가지고 있는 도덕적인 가치에 큰 의미를 부여하였고, 음악교육의 중요성을 일찍부터 인식하고 있었다. 음악은 듣는 사람을 우울하게 할 수도 있을뿐만 아니라 타락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 영혼은 다양한 요소들로 이루어져 있고 인간의 성품은 이 요소들의 구성 비율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올바른 비율로 구성되어 있을 때 비로소 올바른 성품이 된다고 믿었다. 또한 이 요소들의 상호관계는 리듬이나 선법, 연주되는 악기에 따라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게 되므로 적절한 선법의 음악을 들으며 자라는 아이들은 무의식적으로 선과 악을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을 발전시키게 된다고 믿었다.

 

플라톤

선한 것과 아름다운 것의 개념을 동일시했던 플라톤은 모든 예술이 아름다움 자체를 추구하는것 보다는 이상국가 건설이라는 목적에 부합해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특히 음악은 리듬과 선율이 조화로운 인격을 형성할 수 있고, 인간의 열정을 진정시키는 힘이 어느 예술보다도 크기 때문에 모든 예술 중 가장 중요한 것으로 강조하였다. 또한 음악의 진정한 가치는 인간에게 덕을 교육시킬 수 있는 힘이므로 음악 교육을 덕과 도덕성 확립에 가장 중요한 방법이라 생각하였다.

 

국가

플라톤은 <국가>를 통해 어떤 음악이 덕으로 인도하고 조화된 영혼을 육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 해로움을 주는지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 하고 있다. 플라톤에 따르면 듣는 이를 유약하게 만들거나 횡포한 마음을 일으키게 하는 음악은 금지해야 하고, 절제/용기/자유 의지 등을 키워줄 수 있는 음악만을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예를 들어, 복잡한 리듬은 나쁜 말투나 나쁜 성질과 직결되어 있으므로 피해야하며 모든 선법에는 특정한 에토스가 내재되어 있으므로 음악은 사용하는 선법에 따라 풍속의 파괴자가 되기도 하고 보호자가 되기도 한다고 하였다. 따라서 자제/용기/사내다움 등 국민적인 덕성을 강화시킬 수 있는 도리아와 프리지아 선법은 남겨두고, 애처로움을 주는 믹소리디아와 연약함과 나태함을 야기하는 리디아 선법 등은 버려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악기의 경우, 복잡한 음계를 가진 악기나 흥분을 일으키는 아울로스, 이러한 악기를 만드는 제작자 또한 추방해야 한다고 하였다. 결국 그리스인의 음악관에서 음악의 목적은 곧 윤리적 목적을 의미하며, 음악은 인간의 성품에 미치는 결과에 의해 구별되고 그 가치가 평가되었다. 그리스인에게 아름다움과 선은 동일한 것이므로 가장 아름다운 음악은 도덕적으로 가장 훌륭한 음악이라 할 수 있다.

 

아리스토텔레스

아리스토텔레스 또한 플라톤과 같이 음악을 통해 덕을 기를 수 있으므로 음악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였다. 반면 음악의 윤리적/교육적 가치만을 인정하여 선과 덕을 나타내지 않는 음악은 모두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던 플라톤과는 달리, 아리스토텔레스는 모든 종류의 음악이 각자의 필요가 있음을 역설하였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오락과 지적인 향락을 위한 음악적 가치도 인정하였으며, 플라톤이 나쁘다고 주장했던 음악조차도 카타르시스로 이끄는 가치가 있다고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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