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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사

서양음악사- 중세(12) 프란체스코 란디니

by 돌체밀 2024. 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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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체스코 란디니

프란체스코 란디니는 14세기에 활동한 트레첸토의 가장 중요한 작곡가이다. 그는 동시대에 프랑스에서 활동했던 기욤 드 마쇼에 필적할만한 시인이자 음악가로 알려져있다. 그는 어린 시절  천연두를 앓아 눈이 안보이게 되었으나 오르간, 류트, 리코더 등 다양한 악기의 연주와 노래, 시작법을 배웠다. 란디니는 뛰어난 지식인으로도 알려져 있는데 당시에 중요한 철학적, 종교적, 정치적 논쟁에 참여하기도 하였으며 영국의 스콜라 철학자 오캄의 윌리암의 논리학을 옹호하는 라틴어 시를 쓴 기록도 남아있다. 란디니는 작품을 많이 남긴 다산적 작곡가로 알려져 있는데, 모두 154개에 달하는 다성 세속노래를 남겼다. 그 중 발라타에 특히 집중하여 2성부짜리 발라타 89곡, 3성부 발라타 42곡, 2성부와 3성부 구성 두 가지가 공존하는 발라타 9곡을 남겼다. 대부분의 곡들은 작곡 연대가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당시 필사본에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2성부 발라타는 초기 작품에 속하며 3성부 발라타는 후기작품에 속하는 것으로 보인다. 발라타는 다른 세속노래 형식들에 비해 다소 늦게 발전했으나 14세기 후반에 매우 성행하였고 트레첸토 발라타의 1/3에 해당하는 양이 란디니의 발라타이다. 란디니의 발라타 <사랑의 여신이여>는 칸투스와 테노르 양 성부가 가사를 노래부르며 콘트라테노르는 악기로 연주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란디니는 발라타뿐만 아니라 2성부 마드리갈 9곡, 3성부 마드리갈 3곡, 카치아 1곡, 프랑스식 비를레 1곡을 작곡하였다. 4곡의 모테트도 작곡한 바가 있으나 그 중 3곡의 한 성부만이 단편적으로 남아있다. 란디니의 2성부 마드리갈은 완전한 이탈리아 스타일인데, 가사는 2개 또는 3개의 3행절과 2행의 리토르넬로로 모두 구성되어있고, 음악적 형식 또한 aab 또는 aaab로 규격화되어 있다. 란디니의 마드리갈 <사랑이 내게 보여주기를>을 제외한 다른 마드리갈에서는 앞부분과 리토르넬로 부분이 서로 다른 박자로 대조적으로 나타난다. 다음적 패시지가 각 시행의 첫 번째와 마지막에서 두 번째 음절에 나타나는데, 이 중 일부는 길이가 10마디에서 20마디까지 되기도 하며 종지는 모두 동음에서 마친다. 상성부가 여전히 하성부에 비해 더 화려하지만 란디니는 두 성부가 리듬이나 선율적으로 거의 동등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으며 종종 성부 사이에 모방이나 동기 교환이 나타나기도 한다. 란디니의 3성부 마드리갈은 2성부 마드리갈과는 달리 프랑스 기법의 영향을 보여준다. 3성부 마드리갈 <아주 감미롭게 소리나고 있지 않았는가>는 아이소리듬 기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란디니 종지와 14세기 말 트레첸토 음악

란디니의 작품에서 종지가 끝나는 방식은 주로 7-6-8도로 선율적 진행을 한다. 이러한 란디니의 종지형은 그의 이름을 따서 '란디니 종지'라 불리는데, 이는 란디니가 창안한 것은 아니며 아르스 노바 작곡가들도 널리 사용한 종지법이다. 한편 트레첸토의 음악적 개화는 14세기부터 백년 남짓 지속되었는데 15세기 초에는 다른 예술 분야가 절정을 이루었던 것에 반해 점차 쇠퇴되어갔다. 트레첸토 시기의 이탈리아 음악은 이전까지 몇 세기동안 이탈리아의 음악을 지배했던 프랑스 음악에서 독립하여 독자적인 발전을 이룩하였다. 동시대의 프랑스 음악은 주로 짧은 선율적 모티브와 리듬적 복잡성에 치중하였는데 반해 이탈리아의 트레첸토 음악은 선율적 아름다움과 성악적 기교를 더욱 강조하였다. 그러나 이와 같이 프랑스 음악과 분명하게 구분되었던 이탈리아의 음악은 14세기말부터 점차 프랑스의 음악 스타일을 모방하고 동기화되어갔다. 이탈리아의 음악가들은 필립 드 비트리와 기욤 드 마쇼가 이루어낸 리듬적 혁신을 받아들이게 되었고, 프랑스 음악은 되려 이탈리아 음악의 영향을 받게되어 복잡한 리듬은 절제된 형태로 나타나고 선율선의 아름다움을 함께 고려하게 되었다. 15세기 초가 되면서 음악적 주도권이 잠시 영국 작곡가들에게 넘어가게 되었는데 이들의 음악적 관행은 다시 한번 대륙의 작곡가들에게 영향을 주게 되었다. 또한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의 음악적 어법이 혼합되면서 르네상스라는 새로운 시대의 음악 양식이 점차 탄생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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