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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사

서양음악사- 르네상스(2) 부르고뉴 악파

by 돌체밀 2024. 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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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고뉴

 

부르고뉴 악파

15세기 초 프랑스와 영국은 왕권을 중심으로 한 독립된 통일국가 체제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에 반해 오늘날의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독일, 스페인, 벨기에, 네덜란드에 해당하는 다른 지역들은 신성 로마 제국 또는 부르고뉴 공국의 일부였으며 그렇지 않은 경우 도시국가, 공국, 작은 왕국 등의 여러 체제로 존재하고 있었다. 스페인은 나바레, 아라공, 카스티유라 불리는 작은 왕국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이탈리아는 각각 독립적인 도시국가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지금의 독일을 포함한 중부유럽의 대부분은 신성 로마 제국에 포함되어 있었다. 스코틀랜드는 영국과 독립된 국가였으며 영국은 여전히 프랑스에 영토를 가지고 있었으며 프랑스는 현재 규모의 2/3정도밖에 되지 않는 나라였다. 14세기 전반부터 시작된 백년전쟁은 프랑스의 경제와 정치상황을 계속해서 약화시켰으며 문화적 주도권은 프랑스의 봉토이던 부르고뉴 공국으로 넘어가게 되었다. 부르고뉴 공국은 뛰어난 외교력과 정략결혼 등을 통해 현재의 벨기에, 프랑스 동북부,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로렌의 대부분을 포함한 매우 넓은 영토를 갖게 되면서 15세기의 서부 유럽에서 가장 강한 정치적 실체가 되었다. 필립 용담공, 장 무외공, 필립 선량공, 샤를르 대담공은 부르고뉴 공국을 통치했던 4명의 공작들로 표면상으로는 프랑스 왕의 봉신이었으나 실질적으로는 왕에 버금가는 권력을 갖게 되었다. 이들은 모두 예술을 열렬히 후원하였고 유럽 최고의 예술가, 기능공, 음악가들 또한 그들의 후원을 받았다. 부르고뉴 궁정에는 부속 교회 성가대는 물론이고 오르간 주자, 예식을 담당하는 트럼펫 주자들, 실내악을 연주하기 위한 현악 주자들, 무용 반주 또는 야외 오락을 담당하는 관악밴드가 있었다. 이와같은 구성은 당대 유럽 궁정들에서 대부분 지향하는 것이었다. 1404년 궁정 부속 교회에는 28명의 성악가가 있었으며 1445년에는 23명의 성악가가 있었는데, 이는 영국의 왕실 예배당만이 유일한 것이었다. 디종은 부르고뉴 공국의 수도였으나 종종 공작들은 거주지를 옮겨 브뤼셀, 브뤼헤, 헨트 등 디종이 아닌 다른 도시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고 공작들은 궁정 음악가들을 여행할때뿐만 아니라 심지어 전쟁터까지 수행원으로 데리고 다녔다. 또한 외국 음악가들도 궁정에 방문하는 일이 잦았기 때문에 부르고뉴의 음악 양식은 매우 국제적이었다. 14세기 말 유행했던 양식으로 '아르스 수비틸리오르'가 있었다. 이는 15세기 초가 되면서 인기가 사라졌고 단순함과 명료함이 특징인 부르고뉴의 새로운 음악 양식이 각광받게 되었다. 이 시기의 음악들은 최상성부가 주도적인 칸틸레나 양식의 3성부 작품이 많았고 소프라노, 알토, 테너, 베이스와 같이 각자의 음역을 가지는 4성부 구조가 확립되었다. 대륙의 작품에서는 연속적인 3/6화음의 악구가 자주 나타나는데 이를 포부르동이라 부른다. 포부르동은 파버든과 같이 즉흥적으로 연주되었고 그 음향 또한 비슷하다. 포부르동의 경우 평성가 선율이 최상성부에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며 선율 또한 장식적으로 나타난다. 최하성부는 최상성부의 선율을 6도나 8도 아래로 연주하고, 중간성부는 따로 기보되지는 않았으나 최상성부의 선율을 완전 4도 아래로 연주하기 때문에 포부르동에서도 병행 6/3화음이 자주 나타난다. 

 

두파이와 뱅슈아

부르고뉴 음악 양식의 가장 대표적인 작곡가들은 두파이와 뱅슈아이다. 두파이와 뱅슈아는 대륙의 새로운 음악 양식을 발전시킨 것은 물론 당대 유행하는 모든 유럽 음악의 장르를 양식적으로 정착시키는 역할을 하였다. 르네상스 시대의 이론가 팅토리스는 두파이와 뱅슈아를 던스터블과 더불어 새로운 음악 양식의 선구자로 불렀다. 주로 뱅슈아는 세속음악 작곡가로 두각을 나타내었으나 두파이는 세속음악뿐만 아니라 교회음악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위대함을 나타낸 작곡가이다. 두파이의 작품은 당시 유행하는 다성음악의 대부분의 장르에 걸쳐있었다. 현존하는 200여 개에 달하는 작품들은 다성 미사 통상문, 단악장 미사곡, 모테트, 세속노래 등 다양한 장르로 구성되어있다. 프랑스적인 전통과 영국 음악의 화음감, 그리고 이탈리아 음악의 명쾌함을 혼합시킨두파이의 음악은 3화음, 세심하게 통제된 불협화음, 유연한 리듬, 부드러운 아치형의 선율, 모든 성부가 동등하게 취급된 다성적 구조 등을 특징으로 한다. 또한 다성음악의 4성부 구조를 기본 구조로 확립시켰는데, 이는 테노르 아래에 바수스 성부를 두는 형태이다. 대부분의 세속노래들은 3성부이지만 큰 규모의 미사곡과 모테트는 일반적으로 4성부로 작곡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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